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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문화생활

[뮤지컬]폴링 포 이브

[뮤지컬]폴링 포 이브 

2011/08/06
얼마전 회식자리에서 뮤지컬 표를 한장 받았다.
"폴링 포 이브" 
흠... 첨보는 뮤지컬이네, 초연인가?

으응? 근데 뭔가 이상하다... 가만.... 

"1인 1매???!!"

헉, 이건 뭐지? 혼자가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잘 모르는 뮤지컬 누군가를 표사주고 보여주기도 그렇고....

아마 그표를 받은게 공연 1주일 전이였으니까. 딱 4일정도 엄청나게 고민을 한거 같다. 
그리고 과감히! 혼자가기로 결정!!!! 

사실 얼마전 본 뮤지컬이나 연극 다 안 친한 사람하고 봤더니 혼자본만 못하다는 감상평이였기에.
어차피 공연보러 가면 동행인과는 같이 있다는 의의만 있지 (연인이 아닌이상) 별 의미가 없더라.

어째든 그렇게 보게된 나의 첫. 홀로 뮤지컬. (네이밍센스하고는..ㅋㅋ)
 

 

출연진

남주
홍희원 

여주 
이보람 

 하나님
 김대종

하나님
문혜원
(뷰렛) 

천사
정상훈 

천사
구원영 





어쩜 에덴은 낙원이 아닐지도 몰라.
명언중 그런말이 있다. 함께있는 행복을 알아서 외로움을 아는거라는...
그말과는 반대이지만, 외로움을 알고 부터는 함께의 행복을 더욱 절실히 알게되는것같다. 

선악과를 먹은 이브는 에덴동산 너머 세상으로 쫒겨나게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가 아는 이야기 .

그리고 이야기는 에덴 넘어 세상으로 쫒겨난 이브에게 집중이 된다.
아픔을 겪고, 슬픔과 그리움, 상처, 피, 불덩이 같은 여름, 살을 애는 겨울을 보내면서도, 왜 선악과를 먹지말라는 규칙으로 하느님이 우리를 시험했는지 모르겠다며, 절대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이브.(고집있다 이지지베,) 

 그리고 그녀는 결국 땅의 끝, 아주 큰 웅덩이, 새파랗고 넓게 별쳐진 바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지나온 자신의 시간을 뒤돌아본다. 비개인후 뜨는 아름다운 무지개, 새싹이 피는 봄, 땀을 식혀주던 바람.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느낀다.

"어쩜 에덴은 낙원이 아닐지도 몰라"

아픔과 슬픔이 없다면 사람은 온전한 행복을 느낄수 있을까?
온전한 행복이 없는 그곳은 과연 낙원인것일까? 

나에게 낙원은 너야.
그리고 하느님은 결국 좀 구차하게(?) 이브의 사과를 받고, 다시 낙원으로 데리고 온다. 이브는 이세상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아담에 대한 그림움을 이기지 못하고 하느님을 따라간다. 

아픔과 수많은 날을 그리워하며 지낸 이브와 달리 아담은 그대로였다. 하나도 자라지 않은 아이처럼, 그런 아담을 받아들이기에 이브는 너무나 자라있었다. 아픔도 슬픔도 따스한 햇살과 시원히 부는 바람의 행복도 그녀는 너무 많은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브는 아담에게 키스를 했다.
아담은 이것이 모냐고 물었다. 혹자는 선악과를 섹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고 했다. 아마 이 뮤지컬의 기획자도 그쪽에 맞춰해석했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브는 선악과를 먹고 자신이 옷을 벗었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았다고 했고 그것든 수치심이들었다고 했다. 모든 동물들이 벗고 있는데, 벗고있음을 이상하게 생각한다는것은. 그런 성적 충동을 가지게 되었다는것으로 해석하는듯 하다. 

여튼, 이브는 이전 에덴에서 아담과 놀던때 처럼 순수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담에게

"에덴은 낙원이 아닐지도 몰라" 라고 말하고
다시 에덴 넘어의 세상으로 돌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아담은 말한다. 
"나에게 낙원은 너야."
그리고 그 낙원을따라 아담도 선악과를 먹는다. 


성경의 이야기이지만, 참 요즘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사랑.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다가 보면, 역시 주인공들 보다 옆에 감초 조연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나만 그런가?ㅋㅋ) 물런 이 조연들은 그렇게 가벼운 역할은 아니다. 어쩜 주인공보다 더 극을 이끌고 있다. 과연 하느님은 왜 선악과를 심으신걸까?

단지 우리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아니다, 분명 창조주가 그렇게 유치하게 우리를 의심하고 시험하겠는가. 아마 정말 진정한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단지, 너가 날 얼마나 따르는지 보겠어! 라는건, 어차피 창조주인데, 우리에게 자유의 의지를 주지 않으면 되는것 아니였는가. 구지 의지를 주고  선악과를 심었다는건 좀더 깊은 뜻이 있을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보자면, 행복은 마냥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아니기에 시련과 아픔 그리움 같은 감정들이 필요하셨을것이다. 그것을 만들기위한 충분한 핑계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런 이야기를 담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성경과 다른 점이라면, 선악과를 먹으라고 설득한건 악마뱀이 아니라 하느님의 가장 옆에서 보조를 하던 천사들이 변신을 해서 먹으라고 이브와 아담을 유혹한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에서는 그 여자 천사와 남자 천사도 사랑을 한다.
이브의 아픔과 슬픔 그리움을 함께 보고 간접적으로 느낀 그 천사들도 사랑을 한다. 


뮤지컬을 보면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은것은 아마 현재와 너무 같은 사랑의 패턴때문은 아닐까도 생각했다
에덴 넘어의 세상으로 가기전의 이브와 아담은 너무나 순수했다. 단지 이브는 호기심이 아담보다 더 많았고, 의심이 많았을뿐.
남자들은 정해진 규칙이나 틀에서 잘 벗어나지도 않고 참 잘 지킨다. 
"왜 그렇게 해야해?" 라는 의심도 없다. 그렇게 하는거니까 그렇게해야 하는거다.
여자는 이유가 필요하다. 내가 그래야 하는 이유. 왜 그래야 하는지. 
그런 문제에 대한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

난 성장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이번 뮤지컬에서도 성장의 의미를 보았던거 같다.
아주 힘든 이별을 하고 나면 생각했다.

"아, 난 이제 이런 아픔도 겪었어. 다음엔 이만큼 아프지 않을꺼야.
다음엔 이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사랑하겠지.
난 조금더 어른이 되었어."

어쩜 그냥 자기 위로를 위한 최면이지만. 아픔을 겪어서 더 큰 행복을 겪는 이브를 보면서 그저 아무런 상처를 받지 못하고 자란 친구보다, 내가 더 알찬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것 같은 기분이였다.

공짜 뮤지컬에, 굴욕의 일인 관람이였지만.

혼자보는 뮤지컬이 더 많은 생각과 극의 몰입도를 높인거 같아서 그리 나쁘지 않은 경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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